다음 미즈넷에서 읽다가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던지라 퍼와서 여기 올려봅니다....
작성자 : ehsdlchlrh님 (sowon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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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__호 : 258503I 2007.09.20 | 추천 74I 신고 1I 조회 10213 |
제가 해준 지하 셋방.. 어제는 비가 많이 왔는지 들어가는 입구부터 훅~ 하고 곰팡내가 나네요... 저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서 좋은집은 아니고 비바람 정도만 피할 장소를 만들어 줬습니다. 화장실도 공동으로 쓰는 지하셋방에서 이삿짐 센터에서 구해온 물건들로 살림을 채우고 산지가 2년이 다되가네요... 제 동생...남자입니다.. 아주 몹쓸 놈이었죠... 여자들로부터 혼빙간으로 고소가 들어올만큼... 지저분한 놈이었고 그 외에도 싸움질, 도박, 호스트등... 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하고 전전하는 통에 집안에서도 내놓은 자식 되었습니다. 2년전쯤... 어떻게 알았는지 제게 전화했더군요... 만나자 했습니다.. 그래도 핏줄이더라구요.. 밥이나 한끼 사먹이자..해서 만났는데.. 두명의 거지(^^)와 여관수건에 싸인 아기 하나가 나오더군요... 누나...나 아들낳았어... 길거리에서 창피한줄도 모르고 소리지르고 팼습니다. 180이 넘는 놈이 힘이 없어 맞을리는 없고.. 한참을 패고 나서는 가장 가까운 마트로 데려가 애기 내복이랑...겉싸개 등등 사주니.. 누나..나두.. 배고파..하더라구요... 걸신들처럼 밥을 먹는 두 인간들 앞에서( 올케는 저와 초면이었습니다) 도대체 너네들은 무슨생각으로 애를 낳은거냐...부터.. 일장 설교를 하고... 벼룩시장을 부랴부랴 구해서 은행시간 끝난터라 현금 융통이 안되어 서비스 받아가며 그날 밤부터 지하방 거기에서 살게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떨어져서... 인터넷으로 분유랑 기저귀 한달치 정도 보내주고는 들여다 보지 않았습니다 월세를 내던지 말던지 보증금을 까먹던지 애를 고아원으로 보내던지... =============================================== 2년이 조금 안된 어제... 거기를 다시 가봤습니다.. 안 살거라고 생각했죠...아마 아이는 보냈을거고 내동생이랑 그여자는 헤어졌을거라고... 원래 그런놈이니.. 속상해 하진 말자...하면서 갔습니다. 거기 아직 있더군요.. 내가 문을 두드리니..지 남편인줄 알고 문열다가 깜짝 놀랩니다.. 2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깜빡잊고 누워있는 아기 발을 만지며.. 잘 크고 있네..속으로 생각하는데 어린이집 가방 맨 녀석이 하나 들어오네요... 그 녀석이었습니다. 강보가 아닌 여관수건에 쌓여서 내가 고아원 보내버리라고 했던 놈...^^ 애엄마는 내가 들어온 순간부터 어쩔줄을 모릅니다. 나는 울컥하는 마음에.. 집한칸 늘리지도 못했는데 애는 또 낳았냐고 한마디 하니까 어쩔줄을 몰라하네요..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녀석은 내가 신기한지 아님 내 가방이 신기한지 주변을 얼쩡 거리다 고모한테 인사드려야지...지 에미가 한마디 하니까 배꼽인사를 합니다. 생김새를 보니 정말 씨도둑질은 못한다는 말이 맞네요.. 조금 지나니 동생이 들어왔습니다. 2년만에 보는 동생 어색하기도 하련만... 어,,왔어..? 한마디 하는데 어제 본 누나 또 보는듯 스스럼 없네요.. 동생과 술한잔 먹으며... 사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닥치는대로 몸쓰는 일 했다고 합니다.. 이삿짐센터에서 노동판에서 그래서 지금은 월급제로 일한다고 배운게 없으니 몸으로 때운다며 처음에는 약국에서 염산 사다놓고 애기 죽이고 애기 엄마랑 죽으려고도 했답니다. 하지만 애 때문에라도 살아야 겠다고 결심하고 몸이 부셔져라 했다고 하네요... 추석보너스로 어제 10만원 받았다며 들어가는 길에 쌀 사가야 한다며 좋아라 하는 놈...예라... 고맙게 생각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냐...? 그랬더니 응 행복해.. 누나 보기엔 허접스러워도 곰같은 마누라랑 토끼같은 새끼들보면 절로 힘이 난다는 내 망나니 동생... 아기 이름의 통장에 벌써 돈 몇십만원씩 따로 떼서 넣어둔다며 다는 못해줘도 반은 해줘야지...합니다. 망나니 주제에... 거나하게 취해서 돈 몇만원 줘어주고 돌아왔습니다. 누나 추석때 와.. 힘쓸일 있으면 부탁하고... 집앞에서 소리를 들었는지 올케가 나와서 안녕히 가세요,.,,언니...또 오세요...그땐 커피 사놓을께요... 망나니들...29살24살 철없는것들... 어제는 비가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우산으로 가려서 제 눈물이 안보였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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