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두고 장마비처럼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이미 추석연휴를 시작한 곳도 있겠지만, 사정상 오늘도 빗길 출근을 하였다.
매번 명절을 맞아가며 갈수록 무미건조해지는 명절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변한 건지, 나를 둘러싼 주변환경이 변한건지
친인척을 오래만에 만나고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을 맛 보고 명절맞이 새 옷과 새 신발을 신게되고..
마냥 즐거웠던 어릴 적 명절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런 부분에서는 내가 변한 이유일 것이다.
오히려 명절 전과 명절을 보내고 난 후의 상념이 더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명절 전,
형을 만나면 이 것 하나 짚고 넘어가야지,
조카들을 만나면 용돈을 얼마 줘야 하나?
조카의 진로에 대해 뭐라 말해 줄까?
아버지 산소는 잘 계실까?, 어서 이장해드려야 하는데..
명절 후,
형한테 괜시리 그 말을 꺼내서 후회하고
조카들 용돈 듬뿍 못준것이 못내 아쉽고
조카의 진로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해 줄 걸 그랬구나하고 후회스럽고
아버지 산소에 좀 더 자주 찾아뵙겠다는 다짐이 약해지기 시작하고..
살아가는 상념이 많아져서 일까.
이렇게 명절 전,후의 내 마음속 용틀임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갈수록.
아무튼 길 안밀려 내려갔다가
안밀리는 길 안전하게 올라오는 것을 바라는 것이
유일한 명절을 앞둔 중년의 상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