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노진희 2010. 6. 16. 17:44

그리움

 

                  -노진희, 2010. 6.16

 

 

간밤에 머리로 찾아온 그리움이

새벽에 다가가니 가슴으로 내려온다.

그리움이란 녀석은 앞뒤도 없나보다.

순서를 가리지도 않으며 머리로 찾아와 가슴으로 내려가

가슴으로 쌓이고 또 쌓여만 간다.

 

주체할 길 없는 이 그리움들을 씻어내기엔

가슴은 너무나 허하고 빈약하기만 한 것을....

 

부대끼고 또 부대끼어 머리의 도움을 받는다.

그냥 잊으라고, 그냥 망각하라고

 

가슴을 뒤흔들어도 떨치지 않는 이 그리움이

어느덧 새벽빛에 물들며

가슴으로부터 나와 쓸쓸히

눈부신 태양빛에 타들어 사라져간다.

 

잊혀져가야 할 그리움이여,

망각해야 할 그리움이여,

안녕히 가시라.

가시어서 문득 머리로 다시 찾아올 지언정

이번에도 안녕히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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