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노진희, 2010. 6.16
간밤에 머리로 찾아온 그리움이
새벽에 다가가니 가슴으로 내려온다.
그리움이란 녀석은 앞뒤도 없나보다.
순서를 가리지도 않으며 머리로 찾아와 가슴으로 내려가
가슴으로 쌓이고 또 쌓여만 간다.
주체할 길 없는 이 그리움들을 씻어내기엔
가슴은 너무나 허하고 빈약하기만 한 것을....
부대끼고 또 부대끼어 머리의 도움을 받는다.
그냥 잊으라고, 그냥 망각하라고
가슴을 뒤흔들어도 떨치지 않는 이 그리움이
어느덧 새벽빛에 물들며
가슴으로부터 나와 쓸쓸히
눈부신 태양빛에 타들어 사라져간다.
잊혀져가야 할 그리움이여,
망각해야 할 그리움이여,
안녕히 가시라.
가시어서 문득 머리로 다시 찾아올 지언정
이번에도 안녕히 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