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것에 발을 담지 못하고
오는 것에 마음을 열지 못하여
이 곳에 멍하니 서서 오간 길만 바라본다오.
발이야 한 걸음 디디면 그만일 것을 왜 그리 옮기지 못하였나.
마음이야 조금씩 열어두어 따뜻이 맞이하면 그만 인 것을 왜 그리 차갑게 닫아 두었나.
지금의 이 자리서 탓하며 가슴저미며 하염없는 담배연기만 뿜어 댄다오.
하루 . 하루. 하루....
그 생의 거듭됨에도 어제의 번민과 내일에 대한 망설임으로
오늘도 그 하루가 흘러간다오.
이유없는 허전함이야 술로 달래고 담배연기로 삭힌다하지만
한 걸음 내딛어 다가 선 그 자리에서 또다시 밀려올 고독감에
나 또 어디서 날 찾으리오.
알 수 없는 세상만사.
그대로 둔 적 오래고
알고 싶지 않은 세상사.
외면한 적 오래고
기억저편 종종 나타나 나를 깨우는 사람의 얼굴들
잊어간 지 한참이라오.
어릴 적 있지도 않은 내 모습을 그려가며 나를 찾아가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 나를 잃어버렸다오.
어디서 나를 찾아야 하나.
그것이 내 숙제라오.
어느덧 남모를 거적들을 뒤집어 쓰고 살아가야 할 운명,
가는대로 가게 하고
오는대로 오게 하고
머물지 않는 개울 속에
나를 싣고 간다오..
---- 내일 40이 된다하니 요즘 왠지 기분이 허전하네요....40. 귀밑머리 흰머리가 늘어감에
한숨이 나오지만, 가끔 소주 한잔 기울이며 옛적 생각할 기회를 주는 고교동창의 날마다
늘어가는 흰머리를 보면 오히려 내가 위로해 줘야 함이 어쩐지 더 더욱 씁쓸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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