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칼럼

억지

노진희 2010. 8. 18. 18:00

억지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

억눌러 못하게 함.

 

더 나아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이런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억지부린다.

억지웃음짓다.

억지춘향......

 

세상사 순리대로 흘러감을 막고자하는데에서 출발한다. 억지는

안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집부리고 되게 하려고 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으로 몰고간다는 의미이다.

 

어느 면에서는 하면 모든 일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거 가난에 찌든 이 민족을 하면된다는 신념아래 모두가 모두가 참고 참으며 일하고 또 일하였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국가도 사회도...

민주주의?

한가한 소리말고 배불리 먹게 만들 무조건 하면된다는 최면아닌 최면에 걸린 듯

 

한편으로 이러한 도전적(?) 개척정신(?)아래 어느 정도의 성과는 경험하였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위도 그렇고, 아래도 그렇고

북도 그렇고, 남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억지부리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소통도 없이, 아니 미리 통보라도 해 주던지, 감추지 말고

더 무서운 것은 억지부리는 것을 감춘다.

억지부리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억지춘향 멋드러지게 연기하며

암중모색하여 결국 그 억지를 밀어부친다.

질린다.

 

그래서 그런지 이 억지를 신봉하는 무리도 생긴다.

아무 언질도 없는데도 위에서의 억지를 믿고 과잉충성도 불사한다.

오히려 위보다 더 억지부리기에 발벗고 나선다.

 

더불어, 무엇을 억지한다. 못하게 막는다.

 

답답하다.

 

퇴근후 마누라의 눈치속에 억지 설겆이 해본 적 있다.

잘 될 리 없다. 여기저기 물 튀겨놓고, 엉망이다.

실컷 해 놓은 설겆이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억지로 설겆이 좀 한다고 대충 하려면 앞으로 하지 마란다.

 

그렇다.

억지에는 무리가 따르는 법이다.

하는 사람도 하려는 일에도 무리수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신바람나서 하고자 하는 것과

억지로 하는 것은 그 일의 과정도, 결과도 다를 것이다.

 

세상에는 억지로 될 일이 있고 억지로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억지로 해야 할 일이라면 그 당위성이나 근거가 공유되어야 한다.

공감가는 일이라면 설득이나 타협을 통해서라도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병폐중 하나인 결과에 대한 무책임을 들고 싶다.

하다가 안되면 말고 식의 사고로 나중 결과에 대한 책임회피 또는 책임전가를 수없이 목격했다.

그 결과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그 결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남아있는 대다수의 짐으로 다가옴을.....

 

잘 해보려고 잘 하려고 하는데 하지 말자고 못하게 방해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상에 몇가지 챙겨봐야 할 것들이 있지 않나 싶다.

 

정말 퇴근 후 자상한 남편흉내내려고 억지 설겆이하는 것은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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