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한해를 보내며

노진희 2009. 12. 21. 13:30

맹위를 떨친 며칠간의 강추위가 오늘 오후들어서 약간 기세를 약화시킨 듯 하다.

분명 이 추위보다 더한 것이 과거에도 분명 있을 듯 하겠지만 간사스러운 인간의 심리상

이번 추위가 역대 최고인가 싶다. 과거의 유사한 경험도 잊은 채 지금에 처한 상황만이 가장 힘든 상황인 듯 받아들이는 인간의 습성상...

강추위에 움츠려 있었고 그러다보니 어언 연말연초의 시기, 성탄절을 앞두고 있다.

기억나는 것 있다. 이 시기가 되면 누구나 지난 한해를 뒤돌아 본다는 것, 구체적이기까지는 아니나

다가올 새해 계획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본다는 것...

뒤돌아보고 후회하고 또 쉽게 잊어갈 준비를 하며 잊어가고 앞을 그려보고 꿈꾸고..

 

올 한해, 난 무엇인가에 대해 골몰한 한해였던 것 같다.

나, 친구, 가족, 일, 돈, 사람, 세상 ...

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들에 골몰하였던 한해였다.

줄곧 그 속에서 살아오며 골몰해 왔던 바이지만, 올 한해는 과거와 달리 그 대상을 다른 시각에서

다른 출발점에서 다시한번 생각했고 그로서 그 대상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기준이 세워진 듯 싶다.

그렇다고 이건 이것이다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막연한 생각이 나름의 구체적인 생각으로 다시 정립되는 시기였다는 소리다.

구체적인 말로 설명을 다할 순 없어도 그들에 대한 나만의 생각이 고스란히 내 의식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정도를 말한다.

 

새해에 무엇을 어찌 할 것이다라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어차피 흘러갈 스토리는 한편의 뻔한 티브이속 드라마 스케쥴일 것이니..

그들 대상에 대한 필요없는 욕심을 버리고, 그들 대상에 대한 존재 자체만을 인정하며,

그들 대상속에서 묵묵히 한 축의 잘 움직이는 기계 부속처럼 굳건히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나란 존재를 그들 대상에 심어준다는 것이 부질없는 욕심임을 알았기에 말이다.

 

하나의 객체로서 그 들 대상속에서 그들을 안아가며 나름의 색깔을 입히며 하나하나 채워가는

나를 꿈꾼다. 내 영혼과 내 육신의 성숙함과 안정과 발전을 향해서 말이다.

그것이 새해의, 아니 앞으로의 나.

나를 향해서 말이다.

 

세상을 보되, 세상속의 나를 보고, 나를 보되 세상을 보며

나를 통해 세상을 꿈꾸는 그런 새해를 꿈꾼다.....

 

 

'무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위한 새해인사  (0) 2010.01.08
눈이 싫다?  (0) 2009.12.28
그냥 웃어라 ?  (0) 2009.12.07
머뭇거리는 때로는 게으름에 대하여  (0) 2009.10.22
가을비  (0) 200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