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든 올 추석을 무사히 보냈다.
밀리는 귀성,귀경길도 그럭저럭 넘겼다.
그러나 연휴기간내내 강렬한 햇빛과 더위가 여느 추석과는 무척 어울리지 않았음이다.
보통 추석즈음하여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고 낮에만 약간 강렬하다할 정도였는데
이번 추석기간내내 아침에도 저녁에도 낮에는 말할 것도 없이 한여름의 더위인양
더위속의 추석을 보내야 했다.
과일도
곡식도
그러다보니 차례상에 올라갈 모든 차례음식의 양도 조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쉽게 상할 수 있었음에 미리 조심했다면 말이다.
올 추석이 빠른 늦여름의 시기에 자리잡은 탓도 있겠지만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온난화의 현상아닐까 싶기도 하다.
혹여라도 나중에는 추석...즉, 한햇동안 부지런히 농사지은 곡식과 과일들을
조상에게 올리는 의미도 퇴색한 체,
그 명맥만 유지될지도 모를 일이겠다.
어릴적 추석즈음에 아버지와 친척어른들과 함께 성묘길에 산으로 들로
오가는 길위에서 보았던 가을의 정취들이 생각나더군.
잘익은 곡식들, 감나무에 걸려있는 잘익은 노란 홍시, 산중턱에 있는
알밤나무를 흔들어 떨어지는 밤을 줍거나 밤송이를 까던 재미들,
울긋불긋 노랗게 붉게 물들던 단풍들의 풍향....
어느덧 시간이 지나
강렬히 내리쬐는 햇빛에 반팔차림의 옷으로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찾아가며
오르던 성묘길위의 아들,딸의 손과 마음에
시간이 흐른것도 있겠지만
그 시간의 흐름속에 추석...그리고 가을의 정취도 참 많이도 변해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니
서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는 마음이 들어
몇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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