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아
정유찬 (부는 바람)
사랑하는 딸아
이별한 그를 미워하는 것보다
축복하는 게 쉬울 것이다
덜 괴로울 것이다
헤어짐은 허전하지 않고 시원하더라고
사랑의 노예로 살다가 자유를 얻은 거라고
심장은 타버렸어도 영혼은 살찌었노라고
그러니 그를 축복할거라고 하라
더 많이 주었다고 억울해 마라
받은 만큼만 주었을 것이다
덜 받았다고 아쉬워 마라
못 다 준 것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 인하여 내가 아파보고
나로 인하여 아파하는 다른 사람을 보고 난 후에야
너는 겨우
사랑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헤어진 그를 축복하는 것은
더욱 성숙하고 황홀한 사랑을 행운처럼 맞이하는
멋진 의식이 될 거란다
사랑하는 내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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