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아들보다 못한 아빠..나

노진희 2008. 5. 13. 18:18

연휴기간동안 아들녀석의 유소년축구대회가 있었다.

날 닮아 운동에 그렇게 소질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들의 승부근성과 끈기를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흐뭇했다.

 

참 열심히 뛰고 몸을 아끼지 않고 이리저리 분주히 뛰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다른 축구부원 부모들도 아들녀석에 대해서 참 열심히 뛴다는 말을 들으니 더 더욱 뭉클해졌다.

어느새 녀석도 사내가 되어가나 싶기도 하고.

 

아깝게 4강에서 승부차기로 지고 말았지만

너무나 열심히 한가지 목표를 위해 즐기면서 운동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돌아서는 아들녀석의 눈을 보게 되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깝게 놓친 경기이어서 그랬을까.

그 순간 뭐라 말해줄까하고 고민도 했다.

그래서 나온 말이, " 재미있게 오늘 경기햇지?" 이거 였다.

 

그런데, 아들 녀석의 대답은, " 아빠, 재밌엇어? 나 여기도 아프고 여기는 상처나고, 숨이 차"

9살 녀석의 의외의 대답이 날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재밋고 열심인 모습만 보고 말한건데,

그렇게 힘들고 아픈 것도 참으면서 열심히 뛰었을 아들의 심정을 몰랐던 것이다.

 

나보다 더 세상살이를 잘 아는 듯 싶었다.

 

아들보다 못한 못난 아빠인가보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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