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진정 사랑하고 있는가.

노진희 2012. 6. 27. 10:20

그대 진정 사랑하고 있는가.

                  2012. 6. 27. 노진희

 

우연인데도 필연인 듯 여기고

그 필연의 얽힌 실타래에서

잦은 엇갈림을 목도해도 외면한 체

인연이라 여기는 만남의 구속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대가 있다.

 

 

늦게 올 것이라

조금 늦을 뿐이지

결국엔 돌아올 것이리라 믿으며

시간과

영혼의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그대가 있다.

 

 

애저린 사랑의 가슴을 품은 그대는

인연이라 여기고 있는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하는 것인가.

아니라면 필연의 사랑이라 여기고

켜켜히 쌓아온 자신만의

시간과 영혼의 흔적에 매달리고

있는 것인가.

 

 

그대여

우연히 다가와 그대 옆에서

그대의 음흉스런 필연의 만남에 대한

누적된 시간과 영혼의 흔적에서 허우적거릴 때

그때도 함께 했고 지금도 함께 했고

내일도 함께 묵묵히 살아갈

가녀린 또다른 상처투성이의 소중한 만남이

있음을 왜 보려고 하지 않는가.

 

 

허상에 허우적 허우적

그대 영혼, 쓰라려도

그대와 인연의 사랑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또다른 사랑의 파수꾼을

그대는 우연으로 치부해 버리며

외면하고 숨기고 살아가지 않는가.

 

 

지금 당신이 외면하고 있는

또다른 파수꾼이 진정

당신이 그렇게 찾던 필연의 상대이고

시간의 흐름과 영혼의 살찜을 함께 할 소중한 사랑이리라.

 

 

붙잡지 않고 놓아주는 것도 사랑이고

소소히 옆에서 아껴주는 것도 사랑일 것이다.

그대가 마음속에서 잔잔히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어디에서인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도해 주는 것도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