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사람의 마음

노진희 2008. 8. 4. 10:36

정신없이 지내다가 문득 지나쳐온 사람들 얼굴이 떠오를 경우이거나

무심코 지나쳐온 장소와 물상들을 다시 마주하게 될 경우

 

그것이 내 흔적이고

내 기억속에 녹아스며든 자욱임을 깨달을 때가 생긴다.

 

그냥 보통의 나무이고 평범한 산이었는데...

커다란 운동장이고 넓고 큰 길이었는데..

 

그 나무는 잘 살아가고 있냐고 인사를 하고

그 산은 어찌 살고 있냐고 안부를 물으며

 

커다랗기는 조그마한 운동장이고

왜 그리도 작은 골목길을 큰길로 알고 왔는지....

 

수십년이 지나 다시 마주한 지인의 얼굴표정에서도

그 사람의 삶의 과정이 느끼기도 전에

내가 살아온 궤적이 느껴짐은 무엇인가.

 

산다는 것.

특히 흘러 흘러 살아가는 우리네 보통의 인생은

무슨 정교한 기계장치의 회로처럼

 

얽히고 설히고 정교하게 맞물려 착착 진행되는

기어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냥 사는게 아닌듯 싶어서 하는 말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먼가 맞춰가는 퍼즐처럼 느껴지는 기분이 들어 하는 말이다.

 

2년전 들렀던 곳에 다시 가보았다.

그곳에 나무와 산들은 그대로 인 듯, 약간 달라진 듯해 보이고

물은 하염없이 그때처럼 흐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때의 감상과 이번의 감상이 달랐음은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있음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