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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속 증후군
노진희
2006. 3. 28. 16:41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긴 터널을 여러차례 지나가게 된다.
강원도행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상황하나가 있다.
긴 도로를 질주하다가 터널에 진입하게 되면 진입초기 순간적으로 속도를
급하게 줄이거나 반대로 가속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터널안에 진입후 곧 그 상황에 익숙해지면 자기가 그 터널속에서 달리고
있다는 것도 잠시 잊을 수도 있다. 이것을 느낄때쯤 전방에 가느다란 구멍
하나가 눈에 띄게 된다. 이때 우리는 그 환한 원을 향해 빨리 다가가고자
가속을 한다. 그래서 다다른 터널밖.
햇빛이 눈부시다. 좌우의 풍경이 시원스레 다가온다.
기분도 좋아진다. 계속 이렇게 진행하면 좋을 듯 싶다.
익숙해질만큼 곧 다가서는 터널 표 지판.
다시 터널에 진입한다. 귀도 멍멍하다.
반복되는 터널속 증후군.
맥박도 불규칙해진다.
인생에서도 이렇지 않을까 싶다.
고난을 넘고자 할 경우 그 과정은 힘들지만
극복된 고난이 자랑스러워진다.
그러나 또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되는 것이다.
긴 여정에 반복되는 터널들.
어둠. 번뇌. 고통. 인내. 등등
터널속에서 느끼는 고통만이 고통은 아닌 것이다.
터널밖 환한 대로에서도. 찬란하고 상쾌한 터널밖 대로에서도
우리는 다음터널이 다가오고 있음을 표지판이 알려주더라도
초행길이라 잘 인식하지도 못한 채 무의식중에 다음 터널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도 터널은 통과되어야 할 곳이다.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